기술의 발전은 기존에 불가능했던 다양한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방법들을 가능하게 하였다. 기술의 발전이 제품 생산을 소품종 대량 생산 체제에서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의 변화로 개별적인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했다면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도 개인들과의 소통이 가능하게 하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 디지털 마케팅이 자리잡고 있다. 나이키는 NIKE ID 서비스를 통해 소수만이 가능했던 맞춤 제품 서비스를 스포츠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가능하게끔 하였다. 또한 인터넷의 발달은 더 이상 미디어를 단순히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생산하고 발신자가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이에 발맞춰 브랜드가 메시지를 더욱 깊게 전달하는 방법인 체험의 방법은 하루가 다르게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고 있다.
개인과 소통하다
전통적으로 브랜드가 소비자와 소통하는 가장 빠르고 가까운 방법은 TV광고였다. 대형 스크린을통해 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고 때로는 주입시켰다. 짧게는 15초라는 시간 내에서 영상을 통한 메시지 전달 방법은 분명 큰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어쩌면 제품과 브랜드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터넷의 발전은 조금씩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넘겨주기 시작하였다. 광고와 판매원의 이야기, 상품 브로셔 그리고 지인들을 통해서만 확인이 가능했던 제품과 서비스 정보를 기본적으로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기 시작하였다. 사람들은 검색 몇 번으로 생산자 중심이기는 하지만 기존보다는 더욱 더 자세한 정보를 확인하고,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
<기존의 정보 습득 채널은 한계성을 보이고 있었다>
국내의 경우에는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웹사이트는 기업들의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부상하였다. 정보 제공은 물론이고 화려한 디자인과 기법들의 경쟁의 장이 되면서 웹에이전시 산업 역시 함께 발전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웹사이트는 빠르게 주 커뮤니케이션 채널 중 하나로 급부상하였지만 차츰 차별화의 힘을 잃어가기도 하였다. 이런 와중에 다시 불을 지피기 시작한 것이 개인화 서비스였다. 이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데이터 마이닝 기법과 CRM이었다. 개개인에게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정보가 필요한 것이 우선인데 웹에서는 개개인의 행동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여 분석이 가능했다.
<웹사이트는 가장 기본적인 정보 제공 채널이 되었다>
가장 성공적이면서 광범위하게 알려진 사례가 아마존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아마존은 개인과 그룹의 쇼핑 기록을 기반으로 개인화 및 추천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의 각광을 받으며 빠르게 성장하였다. 이러한 출발은 아마존이 단순한 유통업을 넘어 IT기업으로서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계속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또한, 개인 미디어로 역할을 하는 블로그 서비스는 수많은 개인 미디어가 발생하게 하는 사건이었다. 기존의 일방적인 미디어 소비자였던 사람들에게 생산자로서의 지위를 돌려준 블로그는 개인화 서비스를 넘어 개인 미디어의 출현을 가져왔다.
<블로그는 미디어 권력을 개인에게 돌려주었다>
블로그는 개인이 컨텐츠를 만든다는 측면에서 개인화 서비스로 보기 어려울 수 있지만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중요성을 사람들이 인식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웹사이트, 블로그를 통해 시작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보편화되면서 새로운 차별화를 위한 여정이 시작되었다.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일방향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개인이 좀 더 몰입해서 이를 받아들 일 수 있는 인터랙션에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자동차를 예를 들면 광고/브로셔/세일즈 채널에 더불어 웹사이트에서도 직접 체험을 하거나 세부 정보를 오랫동안 기억에 남길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목표가 있다.
<고객이 직접 체험하는 듯한 서비스 제공은 중요해졌다>
2012년 국내에서 런칭한 폭스바겐의 뉴파사트 웹사이트 의 경우에는 웹사이트 방문자를 실제 폭스바겐 쇼룸에 방문하는 것으로 가정하고 웹사이트를 제작하였다. 개인 방문자들은 웹사이트에 들어오면 딜러를 만나게 되고 1인칭 관점에서 뉴파사트의 내외부를 둘러보며 자세한 설명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세부적인 기능은 클릭을 통해 확인 할 수 있으며, 자동차를 둘러보는 순서도 개인이 정할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은 직접 매장 방문을 꺼리거나 시간이 부족하여 매장을 방문하기 어려운 고객들에게 유사한 경험을 제공하여 웹사이트가 실제 딜러의 역할을 수행 할 수 있게 한 점에서 그 장점을 평가할 수 있다.
몰입을 제공하다
수년전 몰입이라는 키워드가 유행하였다. 사람의 능력을 극대화 시키고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방법을 몰입으로 정의한 내용이었는데, 이는 마케팅 현장에서도 매우 중요한 키워드이다. 과연 우리 타겟 소비자들에게 우리 브랜드에 대한 경험을 얼마나 몰입시켜서 할 수 있는가? 아무리 좋은 제품과 서비스일지라도 이를 온전히 몰입해서 경험하지 못한다면 재구매율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철저하게 우리 브랜드에 집중시키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글을 쓰는 요즘 새롭게 눈에 띄는 웹사이트가 있었다. 탄산수 브랜드인 페리에가 런칭한 웹사이트로 비밀스런 파티 공간에서 단서를 찾아가는 미션이 있는 동영상 웹사이트이다. 풀 브라우징 영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이 컨텐츠에는 총60명의 등장인물이 등장하고, 마우스 클릭으로 등장하는 인물의 시점으로 변화하면서 단서를 찾아갈 수 있다. 정해진 시간 내에 단서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참여자는 영상에 집중할 수 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브랜드에 대한 경험과 메시지를 오랜 시간 동안 경험하게 된다.
<perriersecretplace.com>
이렇게 몰입감을 줄 수 있는 이유는 웹사이트의 컨텐츠가 단편적이지 않고, 개인의 시점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이처럼 개인화 서비스와 체험을 통한 브랜드 경험은 상호간 이어져있다. 이러한 개인화 서비스와 체험을 통한 사례들을 통해 조금 더 쉽게 이해를 해보도록 하자.
실시간 중계에 게임을 더하다
하이네켄은 기발한 아이디어의 마케팅 사례를 통해 브랜딩을 잘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특히, 유럽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인 축구를 통한 스포츠마케팅에 적극적으로 2006년부터 챔피언스리그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후원하는 기업들은 이를 통해 기업의 이미지 제고를 목표로 하는데, 스폰서 금액 뿐 아니라 이 권리를 활용한 광고/프로모션 활동까지 고려한다면 상당한 비용이 투입된다. 하이네켄은 이러한 스폰서 권리를 적절히 활용하여 브랜딩에 좋은 결과를 이끌어왔다. 2010년에 가짜 클래식 콘서트를 토대로 만든 몰래카메라 형식의 바이럴 필름은 유투브에서만 수백만 조회를 기록하며 ‘축구=하이네켄’ 이라는 공식을 사람들에게 각인시켰다.
<하이네켄은 스폰서 권리의 극대화를 통해 브랜딩에 성공하고 있다>
이러한 하이네켄이 축구 경기 중에도 사람들과 어떻게 교감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나온 솔루션이 ‘스타 플레이어(Star Player)’라는 어플리케이션이다. 경기장 내 A보드와 경기 전후 TVC를 통해서 노출되는 것 이외에 사람들을 조금 더 몰입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하이네켄은 사람들의 시선을 경기에서 빼앗아오는 것이 아니라 더욱 더 축구 시청에 몰입하게 하였다. 물론 하이네켄과 함께.
<경기장 내 A보드 노출만 하기에는 스폰서 비용은 너무 크다>
스타 플레이어는 경기를 시청하면서 실시간으로 베팅을 할 수 있는 게임 어플리케이션이다. 축구 경기 중에는 코너킥, 프리킥 등 다양한 세트피스 순간과 골 찬스, 실점 위기 등이 반복된다. 스타플레이어는 이러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결과에 대해 예측하고 베팅할 수 있게끔 하였고, 결과에 따라 포인트를 제공하였다. 실시간으로 축구 경기를 보면서 즐기는 게임에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하였다. 축구 이벤트 + 모바일 + 게임 + 소셜 네트워크가 가미된 스타 플레이어는 유럽 뿐 아니라 챔피언스리그를 즐기는 전세계 축구팬들에게 축구를 보는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였다.
<실시간으로 경기를 보면서 베팅에 참여해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당신의 땀이 화폐가 된다
나이키는 디지털을 가장 잘 활용하는 기업이라고 지난 호에도 이야기를 했었다. 2000년대 후반 들어서 시장을 창출하고 리딩하는 부분이 런닝화 시장인데, 이와 관련한 수많은 사례 중 ‘Bid your sweat’ 캠페인을 살펴보고자 한다. 멕시코에서 진행된 캠페인은 간단하게 정리하면 나이키 플러스를 통해 뛴 거리를 통해 웹사이트에서 나이키 제품을 경매를 통해 구매할 수 있는 캠페인이다.
<자신이 뛴 거리로 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캠페인이 가능한 배경은 나이키 플러스를 통해 개개인의 런닝기록을 측정하고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이키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인화 서비스인데, 이를 발전시켜 캠페인을 이끈 컨셉이 심플하면서도 런닝에 대한 동기부여를 해주는 멋진 사례이다. 참고로 첫 경매제품은 332KM에 판매되었고, 이 거리는 런던에서 파리까지의 직선거리와 같다.
댄스를 통한 리프레시먼트
코카콜라 역시 마케팅과 브랜딩에 관해서는 최고의 기업 중 하나이다. 재미있는 점은 수많은 음료 브랜드 중 코카콜라가 벤딩머신을 거의 코카콜라만의 고유 브랜드 자산화를 시켰다는 점이다. 해외에서 꾸준히 벤딩머신을 통한 재미있는 브랜딩 활동을 해왔기 때문이라 생각이 드는데 국내에도 작년에 디지털 댄스 벤딩머신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진행했다.
<영화관은 콜라 소비가 활발한 장소로 브랜딩에 도움이 되었다>
주요타겟인 1624 젊은 소비자들은 학업과 진학, 취업 등의 사회적 이슈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부분을 코카콜라가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고, 해소시켜주는 것을 목표로 벤딩머신을 활용하기로 하였다. 특히, 모델인 2PM과 타겟이 열광하는 댄스를 키워드로 키넥트 모션을 이용한 디지털 댄스 벤딩머신을 제작하여 영화관에 배치하였다.
이 벤딩머신은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타겟 소비자들이 2PM멤버들과 함께 춤을 추는 경험을 제공하였고, 미션에 성공 시 무료로 코카콜라를 제공하여 댄스라는 움직임 후에 코카콜라의 상쾌함을 통해 리프레시먼트 되는 즐거움을 경험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이러한 과정은 영상으로 제작되어 유투브를 통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슈가 되어 15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여 코카콜라의 브랜딩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공감과 확산에 주목해야 할 때
개인적으로 디지털의 발달로 마케팅 현장에서 상상하던 많은 부분들이 구현 가능해졌다고 본다. 하지만 중요한 부분은 브랜드와 적합한 기술인가. 그리고 비용적 측면에서 진행할 만큼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활용가치가 높은지에 대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최근 디지털 프로모션의 많은 부분들이 이를 영상으로 잘 담아서 디지털 채널을 통한 2차적인 확산을 진행하지 않나 싶다.
<NAB 캠페인은 개인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였다>
호주연방은행인 NAB에서 진행한 ‘HONEST’ 캠페인이 그런 경우로 몰래 카메라 형태의 프로모션 영상을 30초 버전으로 다시 재편집해 TVC 소재로 활용하였다. 이런 경우는 일반적으로 TVC제작에 소요되는 비싼 모델료와 제작비를 절감하는 효과까지 가져오기 때문에 앞으로 국내에서도 이러한 사례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마케팅은 이미 핵심적인 전략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이제 이를 조금 더 전략적으로 활용할 시기이다.
<2013년 월간IM 5월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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