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주었던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폐막하고 봄이 찾아오면서 야외에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종종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시범경기를 펼치던 프로야구도 이제 본격적인 시즌을 시작하고, 올해 최대 이슈인 월드컵도 이제 목전에 다가왔습니다. 특히나 메가 스포츠 이벤트가 많은 올해는 보는 사람들에겐 즐거움을 주겠지만 현장의 마케터들에겐 새로운 도전의 해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스포츠산업의 가치가 증대되면서 필요한 인재들과 반대로 도전하려는 젊은이들 또한 늘어갈 것입니다.
그러나, 종종 신문지상에 나오는 기사처럼 현장에 적합한 인재를 찾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실무와 거리가 먼 대학 교육을 탓하겠지만, 대학은 엄연히 학문을 연구하는 곳이기 때문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에 대해서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힘듭니다.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해서 준비하고 노력하는 것은 분명 개인의 책임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포츠마케팅 커뮤니티인 SMR에 몸담고 있으면서 스포츠마케팅을 배우고자 들어오는 학생들을 4년여 동안 보아왔습니다. 제가 도움을 주는 부분도 있지만 반대로 얻어가는 부분도 상당히 많습니다. 특히 회사생활의 매너리즘에 빠지려 할 때 만나는 의욕 넘치는 후배들의 모습은 큰 자극이 되곤 합니다. 하지만 그 의욕이 너무 스포츠 한가지에만 빠져있는 모습을 볼 때면 아쉬운 마음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스포츠마케터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이나 조건은 무엇일까요? 이 대답에 많은 후배들은 스포츠에 대한 사랑과 열정 등을 대답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답은 스포츠마케터가 팬들에게 듣고 싶은 말입니다. 저는 스포츠마케터가 가져야 할 자질, 특히 국내 시장에서는 냉철하게 시장을 바라보고 스포츠를 통한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고, 역발상의 관점으로 스포츠산업 패러다임을 바꿔나갈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포츠마케팅은 마케팅의 세부 분야입니다. 그래서 스포츠산업에 대한 전문지식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에 선행되어야 하는 조건은 마케팅 자체에 대한 이해와 경험입니다.
스포츠를 사랑하는 자 ='스포츠' 팬
스포츠를 사랑하고 전문지식이 많은 자 ='스포츠' 전문가
스포츠를 통한 가치를 창출하고 산업을 발전시키는 자 = '스포츠마케터'
하지만 스포츠마케터도 스포츠를 통한 가치 창출을 오로지 스포츠 상품의 개발에만 고민한다면 해결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수년전 Web 2.0으로 명명되어 온라인상에서 시작된 개념이 이제는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아직 100만대도 팔리지 못한 아이폰에 대한 기사가 연일 나오고 있으며 더불어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와 네트워크에 대한 관심도도 증폭되고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 기업과 사람의 관계가 변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스포츠산업도 피해갈 수 없을 것입니다.
유럽에서 이슈를 불러온 하이네켄의 마케팅 사례(하이네켄 소셜 마케팅)나 트위터를 개설해 팬과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NBA 선수 샤킬 오닐, 얼마 전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해 팬서비스를 도모한 두산 베어스 프로야구단 등을 보면 이제는 스포츠가 가진 상품 하나만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스포츠마케터는 경쟁력의 한계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는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상에서 진행되었던 스포츠라는 상품을 어떻게 하면 팬들에게 더욱 가깝게 전달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할 것인지. 그리고 어떠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포츠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과 경험이 수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절대비교는 불가능하지만 선진국들의 스포츠산업의 위상과 비중을 생각한다면 국내는 아직도 발전가능성이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이끌어나갈 인재들이 없다면 그 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습니다. 스포츠에 대한 애정과 더불어 다양한 분야에 대한 경험을 토대로 스포츠산업을 바라보고 키워나갈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해봅니다. 저도 그 일원이 되기 위해 SMR과 함께 오늘도 열심히 뛰고 달리도록 하겠습니다.
<2010년 야구 전문사이트 이닝 기고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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